[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작가가 폴란드 사람이었다는 것 때문이었다. 아직도 폴란드어에 열망이 있어 '폴란드'하면 지나치지를 못하겠다. (하지만 올해 목표는 영어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파격적'이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들추는 페이지마다 뭔가 야한 단어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나는 생각보다 더 유교 걸...(걸?)이라 내가 이 책을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영화도 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부터 뭔가 이거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아니, 납치부터 시작한다고?
블란카 리핀스카 작가님의 [365일]
꿈속에서 한 여인을 계속 보고,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된 마피아 두목 돈 마시모는 자신의 꿈에서 나온 여성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일단, 그 여성을 납치하고, 협박한다. 그리고 그렇게 납치된 여자 라우라, 나는 마시모의 감정선보다 라우라의 감정선이 처음에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납치에서 시작한 거잖아!! 하는 생각이 자꾸 마음을 지배했고, 아무래도 남자가 마피아고, 다른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부분이 많아서 도저히 좋아할 수 없었다. 이런 남자를 왜? 왜? 하는 생각이 더욱 컸다.
그리고 한참을 읽으면서 어떤 판타지를 충족했길래 이 소설이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니까, 그리고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하니까 마음의 문을 조금 열고 생각했다. '판타지’. 100%는 없다지만 확실히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남자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나를 완벽히 '지켜줄' 힘을 가지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고, 그리고 사랑을 모르던 남자가 나만을 사랑한다는 것 그와 더불어 모성애를 자극한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이 책을 읽으니 확실히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분히 충족할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마피아 두목인 돈 마시모 자신의 가문의 경영권이 미치지 않은 나라(도시가 아니라 나라다)를 세는 것이 더 쉽다고 할만한 재력과 '마피아' 그리고 '두목'이라는 데서 오는 힘과 명예,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지배자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심지어 만나기 전부터 사랑한 한 여자 '라우라' 그녀에게만큼은 모든 것을 다 내어줄 것만 같이 사랑한다 속삭이고 심지어 그동안 다른 여자들에게 했던 폭력적인 짓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의 뺨을 때리도록 내버려 둔다.
그래서 처음에 라우라가 당한 납치 협박은 사랑을 모르는 남자가 사랑을 배우기 전 했던 어리석은 행동? 정도가 되었고, 책의 뒤로 갈수록 남은 것은 여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강한 지배자의 내 여자에게만 보여주는 약한 모습이었다.
너를 상냥하게 대하는 법을 내게 가르쳐줘.
모든 답은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라우라가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리고 점점 변해가는 마시모를 보면서 그래 어쩔 수 없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사실, 바르샤바에 도착해서 올가에 대해 설명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리고 마르틴에게 자신이 왜 그를 싫어하는지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서 라우라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결국 마시모를 사랑한 거구나 하고 납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마시모를 너무나도 잘 다루었다. 그래, 나였으면 그가 끔찍이도 싫었을 텐데, 그녀는 마시모를 사랑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그와 함께 하는 섹스를 좋아했다. '거칠게 하는 게 좋아'라니, 그러니까 남자 주인공 마시모뿐 아니라 여자 주인공인 라우라까지 판타지인 거다.
아무래도 영화가 있기 때문에 평을 찾아보니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게 판타지라고? 마피아 미화? 이렇게 본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던데, 아니다. 판타지는 돈과 재력과 힘에 있는 거고, 결국 '소중하게 여기다'가 중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 잘난 맛에 살고 정말로 잘난 사람이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듯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
내가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도, 로맨스 소설들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 '소중함' 때문이다. 연애에 관해서는 생각이 확고한 편인데 나를 당연히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할 필요가 없다는 것!
다만, 음 일단 섹스 쪽은 전혀 내 판타지가 아니었고, 진도가 너무 빨라서 정신이 없었다. 라우라는 어느 순간 마시모를 사랑하고 있었고, 청혼도 매우 갑작스러웠다. 뭔가 10권이 넘는 책의 내용을 한 시간 삼십 분짜리 영화에 구겨 넣은 느낌? 물론 누군가의 인생이 그렇게 정직하게 흘러나가지는 않지만, 역시 뭔가 너무 빨랐다. 그리고 마피아의 세계는 역시 나에게 어려웠다. 차라리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가 나을 것 같아. 또 자꾸 재력을 뽐내서 라우라가 돈을 본 게 분명 아닌 거지? 하고 생각이 들어서 웃겼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큰 다이아몬드라니, 그 와중에 그런 생각이라니!
그리고 무엇보다 내 판타지랑은 좀 거리가 멀었다. 나는 내가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 되는 건데, 그러니까 내가 돈 마시모 쪽이 되는 거다. 내 남편 내 돈으로 호강시켜 주는 쪽? 자기는 내 돈 쓰기만 해! 아, 내 판타지가 표현된 건가? 돈 마시모 쪽으로다가?
그렇게 충격도 받고, 생각도 좀 하고, 또 술술 흘러가는 대로 읽으면서 책을 봤다. 솔직히 엄청나게 심각하게 집중하고 생각하면서 볼 책은 아닌 데다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내용이었지만,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또 달라질 것 같다. 일단, 로맨스 소설이 좋은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정말 끔찍이 아끼고 소중해하는데에 있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두 권이 앞으로 더 나온다고 해서 궁금해졌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뒤의 책들은 안 볼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앞으로 돈 마시모와 라우라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임신을 했다는데 그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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