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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시 읽는 법 - 김이경

by 89K Elisha 202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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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오죽했으면, 현실도피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 책이었을까요? 블라블라 오디오 플랫폼에서 하는 방송을 통해서 책으로 무언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 요즘 일상인데, 그래서 얼마간 블로그는 버려두다시피 한 것 같아요. 오늘 후기를 작성할 책도 무려 2월에 읽었던 책입니다.  

 

 사실, 시는 많이 읽는 편이 아니에요. 아무래도 활자중독아닐까? 싶을 정도로 글을 좋아해서 글이 많은 게 좋고, 직설적인 것을 좋아해서 시처럼 함축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뭐랄까 취향이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요, 서점에서도 시집을 집어 들기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 또는 실용서처럼 완전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들을 집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막상 읽으면 매우 즐겁게 읽어요. 이상의 [오감도]를 좋아한다고, 왜냐면 머리속을 텅 비워놓고 읽기 좋아서 라고 말을 하거나, 윤동주의 시는 그저 한 구절 입으로 굴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고, 시인들 중에 이육사를 그리고, 또 완전히 반대편에 선 박목월 시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뻔뻔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 학창시절 읽었던 시들인데요, 굳이 시집을 사서 읽지는 않으니, 제 머릿속에 목록 된 시와 시인이 별로 없어요. 그러고 보니 서점에서 단 한 번도 '시집' 코너에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문득 빼서 읽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렇게 시를 향한 애매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중, 문득 눈에 띈 책이 있었어요. 

김이경 작가님의 [시 읽는 법] 


[시 읽는 법] 김이경

12월즈음에 김이경 작가님의 [책 먹는 법]이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의외로 이 작가님이 저와 상성이 맞나 봐요. 독서법 책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책 먹는 법]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에 [시 읽는 법]도 오호라~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4월이 된 지금 그때의 감정을 되새겨도 역시 응, 괜찮았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시를 읽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책은 일단 아닙니다. 시를 어떻게 분석을 하고, 어떤 단어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있고, 같은 학창 시절 또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았던 시에 대한 강의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느끼며 시를 읽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시인도 아니고,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도 아니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시와 친해지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다만, 시라는 것이 다른 글들과는 다른 특징이 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약간 교과서적인 접근을 하긴 해요. 하지만, 걱정하는 것 만큼 딱딱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목인 [시 읽는 법]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이 매우 특이합니다. 영화속에 나온 다양한 시를 말하기도 하고, 이 시에서 저시로 또 어떤 시인에서 다른 시인으로 옮겨가며 소개하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다양한 시를 소개받았고, 또 제가 좋아하는 시와 시인들을 생각했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가르치는 책이었습니다.

시가 조금은 어렵다. 읽어도 읽어도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이나, 그동안 시는 좀 멀리해 왔는데, 조금은 친해져 볼까?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책 일것 같아요. 출판사 유유의 책은 뒤에 너무 많은 페이지를 출판사 책 광고로 쓰고 있어 솔직히 눈살이 찌푸려 지기는 해서, 꼭! 사서 보세요!!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감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김이경 작가님의 글과 책의 구성은 매우 좋았어요.

이 책을 읽고 얼마 안있어 제페토 작가님의 시집을 읽었는데, 역시 시는 소설이나 교양서 그리고 기사 등의 글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임팩트가 있어요. 글이 가진 다양한 질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시’라는 장르인 것 같아요. 이번 봄에는 시집을 한 권 사서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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