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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by 89K Elisha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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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원작을 동시에 보고 나름 비교도 하면서 수다를 떠는 오디오 클립을 제작 중인데, 이번에 보게 된 책이 스콧 피츠 제럴드 작가님의 위대한 개츠비였다. 일단 영화는 매우 재미있게 봤고, (디카프리오 얼굴과 연기가 내게 아주 잘 먹혀들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토리 전개라던지 화려함이라던지 볼거리가 너무 많고 재미있었다!) 몇 년 전 독서모임 덕분에 읽었던 책은... 솔직히 별로였다. 뭐랄까 여성이 너무 천박하게 다루어지는 것 같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1920년대의 미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로 책을 읽으려니 힘들었고, 등장인물에게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독서모임에 나가서 가감 없이 별로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이 책을 다시 읽기로 한 것은 이번에는 제대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당시에 제대로 안 읽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 원래는 한번 읽은 책은 두 번 읽지 않고, 취미 생활하듯 설렁설렁 읽었다면, 이제는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만큼 조금 더 꼼꼼하게 책을 읽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나의 책 목록이 확장되었다. 독서생활이 조금은 성장한 채로 다시 읽는 이 책은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디카프리오의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고 싶다는 어느 정도의 사적인 욕망도 있었다)

 어쨌든 그래서 다시 한번 손에 들게 된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님의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일단, 책을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920년대 경제 대 호황을 맞이했던 미국을 조금 알아야 할 것 같다. 너도 나도 벼락부자가 될 수 있었고, 또 되었던 시기 그리고 그런 황금시대에 사람들은 정해진 역사의 흐름이 그렇듯 흥청망청하고 타락한다. 그런 시기였다. 다가올 위기의 순간은 전혀 읽지 못한 채 계속해서 놀 거리를 찾아다니던 시절, 그러니까 개츠비의 집에서 벌어진 현란한 파티에 사람들은 심지어 초대장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서 놀아댔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저명한 인사들 정치가들 심지어 귀족이라고 불리는 이들까지. 그중에서 유일하게 개츠비의 초대를 받고 온 사람이자 이 책의 화자인 닉은 그 모든 것을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닉의 시선이 ‘객관적’이라는 것 까지 사실은 소설의 장치인데, 소설 초반에 아버지의 말씀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그렇게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을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굳이 알리고 언급을 하고 심지어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말하면서 그 객관성을 돈독히 한다. 그리고 그런 닉의 시선으로는

 데이지나 뷰캐넌 등의 사람들을 다 합친 것 보다고 더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뽑고 무엇보다 192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굉장히 잘 보여주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뭔가 미국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한 사람. 그 순수한 열망 그 자체를 어쩌면 위대하다고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개츠비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그 일이 그렇게 깨끗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부분은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언급이 되었지만 그저 개츠비의 약간의 약점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 정도의 약점은 오히려 고상한 척 이것저것 재면서 서로가 서로를 눈속임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데이지와 부캐넌 부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닉이 마치 '정말로 천박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 것 같았다. 

 

 개츠비가 손수 더러운 까지 하면서 쌓아 올린 그 부와 명예는 모두 데이지를 위한 것이었고, 개츠비의 여러 가지 (물론 이게 다 어느 정도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거짓말 역시 데이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츠비의 부와 명예를 이용한 것은 파티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초대장도 가지지 못한 채 쳐들어와서 놀고 나간 사람들! 또는 개츠비를 이용해 돈을 벌었던 사람들이었다. 개츠비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나는 데이지가 특히 개츠비에게 흔들렸던 마음이 떴던 부분은 개츠비가 초대한 파티에서였던 것 같다. 스스로가 고상한 데이지는 파티가 처음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어쩌면 천박해 보였을 것 같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시작한 사람의 눈에는 갑자기 찾아온 환락의 시간을 정신없이 소비하는 이들의 모습이 충격적이었을 것 같다. 그때 느끼지 않았을까? 그의 세상과 자신의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그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하지요..." 느닷없이 개츠비가 말을 꺼냈다. 바로 그거였다. 

[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개츠비도 그즈음부터는 알았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싶었던 환상 속의 생각 속의 데이지와 실제 하는 데이지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그리고 결코 뷰캐넌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러나 이미 '데이지'라는 한 사람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개츠비는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열망했고, 계속해서 충직하게 데이지를 사랑했다. 마지막까지

 

 위대한 개츠비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그리고 우리가 열망하는 세계의 사람들이 실제로 가진 천박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데이지와 뷰캐넌 부부가 살아가는 이스트에그와 개츠비와 닉이 지내는 웨스트 에그의 차이 그리고 시내로 나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윌슨 부부가 살아가는 잿더미 계곡의 사람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들이 결국은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같은 인간임에도 너무나도 다르게 살아가는 각기 다른 삶을 역시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톰에 의해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다가 부인을 잃고 결국 개츠비까지 죽이게 되는 윌슨의 삶은 정말 끔찍했다. 

 

 어쩌면 개츠비가 아버지 밑에서 자신이 열망하는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갔다면 결국 윌슨처럼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다가 비극적으로 삶을 끝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개츠비가 저질렀던 짓이 무엇이었든 간에 차라리 '정당방위'인 것처럼 느껴졌다. 비록 나는 결과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 보다 그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슨처럼 살아라 라고 말을 한다면 나도 진심으로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조금 더 세상을 배우고 난 후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것이 느껴질까? 

(사실 지금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또 이 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리뷰를 하거나, 또 이 블로그에 리뷰를 쓰면서도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다 담기에 내 글쓰기 실력이 부족함이 너무 원통하다.)

 

아! 영화는 정말 책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았다. (물론 길고 긴 소설의 내용을 두세 시간의 영화에 담아야 했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그 연기와 눈빛은 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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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누군가가 그래서 오디오 클립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할까 봐 오디오 클립도 남겨 놓는다! ㅋㅋㅋ

 

 

 

책마을, 마을지기 책수다 (by 책마을마을지기지기)

책마을 마을지기 책수다는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추천하는 방송입니다. 대략 5분남짓의 짧은 시간으로 듣기에 많이 부담되지 않는 방송을 지향합니다. 오고가다 문득 들린 동네책방에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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