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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책 밖의 작가 - 최윤정

by 89K Elisha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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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의 하늬바람 2기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을 쓰신 작가님과 대화를 한번 나누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거나, 감상을 이야기하고 싶다거나 그냥 정말 그냥 함께 수다를 떨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책과 관련된 활동 특히 서평단 활동이나 서포터스 활동을 하면서 작가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코로나 덕분에 zoom을 통해서나 인스타그램 라방을 통해서 만나는데, 내가 굳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그냥 가만히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을 얻고, 또 굉장히 재미있다.

물론 작가님을 만나는 것이 크게 실망스러운 기억으로 남은 때도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 정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의 작가님께서 학교에 오셔서 강연을 해 주신적이 있는데, 책을 그대로 복사한 그 강연은 정말 실망이었다. 나는 그 이상의 것을 원해 강연에 (심지어 수업도 빠지고) 참석한 것이었는데, 그다지 얻은 것 없이 실망만 가득 안은채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한동안 작가님을 깊이 알게 되는 일을 삼갔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욕심이었을 것이다. 작가님을 그냥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이미지로 가지고 싶은...

그런데, 올해 들어서 만난 작가님과의 대화는 전부 너무나도 가슴에 남고, 즐거운 기억이 되었다. 내가 한두 번의 실망으로 놓쳐버렸다면 정말 인생의 일정 부분이 손해였을 거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몰랐겠지만...)

작가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 싶으면 꼭 '작가와의 만남'같은 특별한 기회가 아니더라도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방법도 있다. 나는 오히려 작가님의 작품보다 에세이를 읽고 작가님을 알게 된 경우도 많고, 얼마 전 읽은 시집의 작가님은 시만 읽었을 때에는 그 작품에 대해 잘 이해가 안 되고 난해하다 생각했던 것이, 작가님의 에세이를 통해서 작가님께서 평소에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살고 계신지를 알고 다시 시를 읽자 '이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시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바람의 아이들 서포터스를 하면서 읽은 특별한 책을 통해서 마치 작가님을 직접 만나는 경험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최윤정 작가님의 [책 밖의 작가]

책밖의 작가 - 최윤정



바람의 아이들 대표이기도 하고, 프랑스의 어린이 책을 많이 번역해서 한국에 소개했으며, 본인도 직접 책을 쓰기도 하시는 작가님께서 프랑스 작가님, 편집자 그리고 번역가 등과 그리고 한국의 어린이 작가님들의 각종 인터뷰, 대담 등을 모아서 내신 책이다.

작가님들을 직접적으로 책과 관련해서 인터뷰를 했다 보니, 마치 '작가와의 만남'을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문체도 잡지를 보는 듯 대화체이다 보니 술술 넘어가면서, 평소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책을 읽는 독자로서 궁금했던 것들을 콕 집어서 질문해 주었을 때, 그리고 그 작가님의 답을 읽으면서 내 속에 쌓여있던 어떤 것들이 소화가 되어서 내려가는 느낌을 받아 시원했다. 심지어, 아직 어린이 책 쪽으로는 초급자 수준이라 전혀 모르는 작가님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들로만 구성이 되어있는 책이었다면,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을 편집자, 아트디렉터 등 우리가 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책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의 대담 그리고 인터뷰가 담겨 있어서 작가가 쓴 원고가 책이 되어서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우리가 모르는 세세한 뒷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원래 이런 시시콜콜한 뒷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주인공뿐 아니라 주인공을 인터뷰하고, 또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역시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콕 집어서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할 때, 와아 책을 이렇게 읽는구나, 편집자는, 평론가는 이런 부분에서 이렇게 책을 읽는구나! 하면서 그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사실 책을 처음 받고는 너무 두껍기도 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책이라는 생각 때문에 걱정을 너무 많이 했는데, 신기하게 후다닥 술술 읽히는 책이었고, 아동 문학에 대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인터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이 책에서 읽고 싶은 책을 몇 권 적어 뒀는데, 그 책들을 다 읽고 다시 이 책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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