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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난생처음 내 책 - 이경

by 89K Elisha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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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작가 커뮤니티에서 작가님께서 본인의 책을 홍보하셨다. 글을 쓰고, 무려 70군데가 넘는 곳에 투고를 하고 결국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책으로 담은 에세이라고 하셔서 관심이 갔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작가'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상한 욕망이 생겼다. 언젠가 글 쓰는 것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그러니까 내가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취미가 뭐에요? 라고 하면 '책 읽는 거요' '베이킹이요'라고 한다. 사실 목구멍 깊숙이 넣어놓고 절대 꺼내놓지 않은 비밀스러운 취미 중에는 '소설 쓰기'가 있었다. 초등학생 즈음부터 인터넷 소설 즉, '인소'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나는 유명한 인터넷 소설 카페에 연재를 했었다. (나름 팬레터도 받았다.) 오븐이 없어지면서 베이킹을 끊고, 책을 읽는 것은 직업의 일환이 되었지만, 소설 쓰는 것은 아직까지는 취미의 영역에 속해있다. 글쓰기에 대해 배운 적이 없고, 그저 한 장면 두 장면 정도 끄적거리는 게 전부인데 내가 감히 '작가'라는 범주에 나를 넣을 수 있을까?

그런데 여기에 이 책에는 '작가'로써 책을 낸 그것도 첫 작품으로 소설을 지필한 한 작가님이 계신다. 음악을 오랫동안 하셨던 작가님은 처음에는 음악 에세이로 시작하셨다. 투고를 하고 또 하고 가끔 찾아오는 기회를 잡아 보기도 했지만 결국 '책'으로 완성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소설'로 써서 다시 도전하셨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난생처음 내 책] 이경


이경 작가님의 [난생처음 내 책]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데 작가님은 참으로 덤덤하게 말하는데, 글이 참 맛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그래서 속이 편하면서도 자꾸만 먹고 싶어 지는 그런 책이었다. 아 글이라는 건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하면서 책을 읽었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다 보면, 역시 내 글을 취미일 뿐이구나 하게 된다.

책은 뭔가를 가르쳐 주기 보다는 그때의 작가님의 상황과 작가님의 마음을 쓴 에세이이다. 그런데 그 글을 읽는 것 만으로 용기를 얻기도 한다. 어떨 때에는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이렇게 힘든 일을 겪는구나 하는 좌절 아닌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중간중간 편집자님께서 코멘트를 남겨 놓으셨는데, 그것이 응원이 되기도 그리고 정보를 주기도 해서 책 전체적인 디자인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70군데, 80군데의 출판사에 글을 투고 하셨다고 해서 도대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출판사가 있다고?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확인을 하면 사실 몇 개도 검색이 잘 안 되는데, 막상 서점에 방문해서 둘러봤더니 정말 많은 출판사가 있었다. 출판이 불황기라고 하던데 이렇게 많은 출판사들이 엄청난 경쟁 속에서 고군분투한다고 생각하니 그들이 얼마나 날카로운 눈으로 작품을 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작가님께 팬레터를 쓸까? 생각했었다. 한 사람의 작가지망생으로써 독자로써 작가님께 응원을 받았다고 전하며, 동시에 응원을 드리고 싶었다. 작가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서 너무 좋았다고 계속해서 좋은 책을 지필 해 달라고 한 사람의 독자로써 응원하겠다고 이상하게 꼭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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