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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루시드 드림-강은지

by 89K Elisha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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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썼습니다.]
 
 
오랜만에 서평을 받은 이유는 이 책이 첫번째, '어른이 없는 세계'를 그렸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잠'과 '꿈'을 소재로 썼기 때문이었다.왠만하면 서평 지원을 받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이 책의 유혹은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오, 생각과는 조금 다른 전개의 내용이 이어졌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리사 프라이스 작가님의 '스타터스' 또는 '엔더스'와 비슷한 느낌의 책일줄 알았는데, 그것 보다는 좀 더 현실과 닮아있었다. 
 
고3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라니..
 
강은지 작가님의 [루시드드림]


 
어른이 되고, 내가 깨달은 한가지는 내가 살면서 단 한번도 '나는 어른이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의 엄마의 나이를 벌써 10년이나 넘어섰는데도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이 도무지 어떤 '어른'의 영역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으례 그렇게 나이를 먹고 있구나 생각하곤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나이는 그렇지 않지만, 회사에서 막내로 지내고 있다. (물론 내가 입사한 뒤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다 다른팀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 보면, 나보다 훨씬 어리지만, 나보다 훨씬 오랜기간 어른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럼 도대체 나는 언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루시드 드림]은 갑자기 모든 어른들이 '잠'들어 버린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어른들을 돌보고,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갑작스런 사태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를 살리려 고군분투 하는 아이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죽이는 가운데서도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를 싫어하는 엄마,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엄마, 사실 깨어나길 바라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자책하면서도 성심성의껏 어른들을 '돌본다.' 
 
이 아이들은 우리가 과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이미 충분한 어른이다. 아니 애초에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이 사회에서는 무력해진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돌보고, 그들을 살리고 잃게 되면서 계속해서 성장한다. 그야말로 '성장'이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남을 돌볼줄 아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아직 우리는 돌봄이 필요한 나이'라고 생각하면서...
 
물론, 아이들의 단단함, 잠들어버린 어른들을 돌보는 아이들의 노력, 그리고 꿈이 '도피처'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결코 잠들지 않는 단단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나는 결국 '도피'를 선택한 어른들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어른'이니까 '엄마'니까 '아빠'니까, 내 아이를 책임져야 하니까...
시간에 등떠밀려, 사회에 등떠밀려 '어른'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 결국 모든 것을 놓아도 될 순간이 오자 스스로를 놓아버린 수많은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진짜 어른'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깨어난 어른은 다시 잠들고, 평생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가 그냥 꿈 속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는 누구를 향해 '어른'이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평생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고 살아간다. 
 
아이들은 빨리 나이를 먹고 싶어한다. 
 
나도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들처럼 되고싶었다. 
 
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면,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어른일까?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왜 나는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 
 
계속해서 아이와 어른, 그리고 책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나가도록 만들어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처음 생각했던 [스타터스]와는 또 다른 완전 다른 느낌의 책, 오히려 읽어보지 않았지만 [메이즈러너]와 비슷할 것도 같은 (아닐 수도 있다.) 아이들의 사회, 그리고 책임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이 보아도 어른들이 보아도 많은 신선한 소재와 수많은 질문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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