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심지어 공대를 나오신 작가님이 처음으로 쓰신 소설이라면서?
텀블벅을 통해 세상에 나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그저 '와 이책 정말 대박이야...'였다.
나는 단 한권의 책으로 이미예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렸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꿈'을 다룬 소설이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우리가 잠이들면 페니가 사는 곳으로 가서 각종 상점에서 '꿈'을 사서 숙면의 길에 접어든다. 그럼 다음날 어떤 '감정'이 남는데, 그 '감정'의 일부가 꿈에대한 값으로 치뤄지는 것이다.
(앞으로 나오는 사진들의 페이지는 제 리디북스 기준입니다)
따라서 '꿈 제작자'들은 디테일하고 좋은 꿈을 만들어야 하고 '꿈을 파는 상점'은 적절하게 꿈을 잘 팔아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이 도시에는 수 많은 상점이 있지만, 그 중 주인공 '페니'가 신입사원으로 일을 하게 된 곳은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으로' 주인 '달러구트'는 그와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저 영광인 인물인데, 그의 먼 조상은 이 도시에서 꿈을 처음으로 팔기 시작했던 시간의 신의 세번째 제자였다. 그 때 부터 지금까지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꿈 백화점이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1층 부터 5층까지 다른 장르의 꿈을 파는 곳이다. 1층은 특별히 귀한꿈을 취급하는 곳이고, 2층은 추억코너, 3층은 획기적이고 액티비티한 꿈을 파는 곳, 4층은 낮잠용 꿈을 파는 곳인데, 아가들과 동물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고, 마지막 5층은 팔리지 않은 꿈을 떨이로 파는 곳이었다.
페니는 모든 층을 돌아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층을 발견하지 못했고, (각자의 이유로) 우연히 신입을 잘 받지 않는 1층이 인력난에 허덕인다는 소리를 듣고, 1층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라면, 솔직히 나는 역시 4층의 아가들과 동물들을 위한 곳에서 일을 하고 싶었을 것 같다. 4층의 메니져 스피도는 이름 그대로 성미가 급하고 간섭이 심하고 말이 많았다. 그래도 아가들과 동물들을 실컷 볼 수 있고, 어쩌면 우리 하또를 데리고 가서 일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ㅎㅎ 어차피 동물들이 오는 곳이니까.. (하또는 소심쟁이어서 오히려 스트레스 받으려나;;;)
어째든 특별한 꿈을 취급하는 1층에서 일을 한 덕분에 페니는 꿈을 사러온 그 중 특별한 꿈을 꾸는 손님들을 좀더 심층적으로 관찰 할 수 있었다.
꿈을 통해서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태도를 바꾸는 어떤 작은 계기가 될 수는 있다. 이건 꿈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데, 현실을 살게하되,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떨 땐 오히려 꿈을 꾸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어떨 땐 끔찍한 악몽이 나를 더욱 나아가게 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꿈을 꾼 사람은 자신이 꿈을 샀다는 사실 조차, 그리고 거의 대부분은 꿈 내용조차 잊어버리지만, 정말 특별한 꿈들은 어떤 의미를 담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처음에는 특이한 내용이 신박해서 읽기 시작했다면, 나중에는 꿈을 산 사람들의 인생에 동감하고, 꿈 백화점 사람들과 꿈제작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나중에는 전체적인 이야기에 감동과 여운을 느끼면서 책을 덮게 되는 신비롭고 또 따뜻한 책이었다.
요즘 겨울이어서 그런가 마음이 따뜻한 책들이 내게 오는 가 보다.
그리고 중간중간 마음을 때리는 내용들이 들어있어, 책 속에 꿈을 산 사람들 뿐 아니라, 읽고 있는 나도 또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책이었다.
나는 특히 연말에 꿈 제작자들이 상을 받으면서 하는 수상소감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는 '불완전한 자유'에 대해 말하는데, 정말 내 머리를 열번을 넘게 쳤던 개념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한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요즘 가장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야기 였다.
소설로 풀어냈지만 곳곳에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가 깔려있고, 때로는 상황으로 때로는 대사로 읽는 이들의 머리와 마음을 때리는 소설이어서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또 많은 생각을 하고 느끼면서 읽어 나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꿈 제작자 중에서는 역시 '반초'가 매우 좋았다. 이 사람은 동물들을 위한 꿈을 만드는데, 동물들의 말을 어느정도 알아듣는다고 했다. 동물들을 위한 꿈을 만드는 사람이라니! 내가 만든 꿈이 하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면 나역시 너무나도 행복할 것 같다.
(양념이 안된 부분을 잘라 주었다는 부분에서 작가님의 디테일이 많이 느껴졌다♥)
그리고 페니와 트라우마를 만드는 꿈 제작자 막심의 풋풋한 이야기도 시작되다 만 느낌이 없지않아있지만 좋았다. 일단 막심이 너무 귀여웠다.
(그래도 내 원픽은 반초♥ ㅋㅋㅋ)
그리고 리디북스에서 진행한 작가님 인터뷰에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 후속소설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정말로 꿈을 파는 상점이 있어서 잠이 든 내가 꿈을 사고 있다면, 런닝맨 멤버와 함께 (심지어 나는 런닝맨을 그리 즐겨보지 않는데..) 외계인의 침공을 받아 대피한 곳에 숨어들어온 괴물같이 생긴 외계인을 동생이 멋있게 처리하는 꿈같은 이상한 꿈은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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