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의 노래를 좋아한다. 신곡이 나오면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특히 여동생 수현양의 쏠로인 'Alien'은 정말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잡지 에픽을 구독하면서 책 두권을 같이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중 이찬혁군이 쓴 '물만난 물고기'라는 책이 있어선택했다.
사실 에세이 북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었다.
아주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진도 나가기가 조금 힘들었다. 묘사가 많고, 문장이 길어서일까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 느낌, 상상이 어려운 느낌이었다.
나는 처음 몇장을 읽고 이 책을 계속 읽을 지 말지 결정하는 아주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꼭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었기 때문에 결국 계속해서 책장을 넘겨 나아갔다.
주인공이 여행을 위해 탄 배에서 '해야'라는 여주인공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책을 읽는 속도도 조금씩 빨라졌다. 여전히 한 문장 한문장 호흡이 길었지만,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둘의 만남과 대화와 특히 여주인공을 회상하며 묘사하는 장면들이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인 '러브스토리'를 연상시켜서 일 수도 있다. 그리고 주인공 선이 여주인공 해야에게 자신의 여행 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어린왕자'를 연상시켰다.
전체적으로 마음이 순수해지고, 또 환상적인 소설이었다. 환상소설이라도 사실적인 묘사와 상상이 가능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또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차피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이야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껴서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읽지는 않았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유와 예쁜 문장이 가득한, 예술을 쫒는 주인공이 자신의 '예술' 자신의 '뮤즈'를 만난 이야기 나는 이 소설이 환상적인 가사를 쓰는 이찬혁군의 머리속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머리속은 뒤죽박죽이어서 '이해'를 하면서 읽기는 어려우니까. 이게 뭐지? 하다가도 어느순간 점점 이 뒤죽박죽한 소설 자체를 '이해'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의 머리속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깊은 고민이 온갖 은유와 표현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선'의 행동과 생각을 바라보면 찬혁군의 '예술가'로써 그리고 '대중음악가'로써의 철학과 고민도 조금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물만난 물고기'라는 소설 제목과 정규앨범 '항해'가 연결이 되어서 책을 다 읽고 음악을 듣고, 또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언젠가 새로운 생각들을 담아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라고 했으니, 다음 소설을 또 기대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처음 책을 읽었을 때에는 응?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처음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 대해 파악을 하고, 두번 째 세번째 소설을 읽으면 내용이 하나 하나 머리속에 들어오는 책이었다.
원래 정말 좋아하는 책 (예를 들어 해리포터 같은..) 아니면, 책을 한 번 읽으면 두번 세번 잘 안읽는데, 요즘은 한번만 읽고 넣어두는 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책읽는 스타일이 바뀌었나?
어째든, 정말 매력적인 책이었고, 원래 가지고 있던 인기 때문에 소설이 유명해 졌다고 하기엔 묘사가 워낙 섬세하고 화려하고, 또 가지고 있는 철학도 뚜렷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은 책이지만,
이제 책과 친해지기 시작한 책린이에게 추천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출간 1주년 특별판이라고 되어있는데,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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