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블라 오디오 방송 #9. 스포츠 주제로 영화 소개를 하며 만든 대본입니다.>
베넷 밀러 감독의 [머니볼]은 한국에서는 2011년에 개봉된 영화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사실 저도 추천을 받아서 영화를 본 것입니다. blabla크루이신 스도쿠님께 자문을 구했을 때, 추천해 주셨고, 남편한테도 스포츠 관련해서 무슨 영화를 보면 좋을까? 했더니 바로 [머니볼]을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왜 다들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이동진 님은 이 영화를 자신의 인생 야구영화라고 했다고 합니다.
2시간 1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집중력 없는 제게는 조금 힘든데, 이 영화는 영화 자체에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어요. 기존의 스포츠 영화 하면 생각나는 그런 박진감? 같은 것이 없어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봤습니다.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추천 영화 목록에 머니볼을 넣었습니다.
2011년에 만들어 진 영화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낡은'느낌이었는데, 저는 그것이 하나의 몰입 요소이며, 편집 기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말씀드리기 전에, 영화에 대해 조금 말씀드리자면, 일단 '머니볼'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영기법을 야구에 접목시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출루율'이 좋은 저평가된 선수를 싼 가격에 영입하여 팀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뉴욕양키즈나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부자팀'은 이미 좋은 평가를 가진 비싼 몸값의 선수를 충분히 데리고 올 수 있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빌리 빈이 운영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같은 경우에는 충분한 예산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선수를 영입해야 하고, 이때의 기준은 '출루율'이 된 것이었습니다.
영화 내에서 기존의 스카우터 들이 내세우는 기준에는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한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가 못생겼다던가 (그것이 자신감에 귀결된다고 하더라고요),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빌리가 성적이 좋은데 몸값은 낮은 어떤 선수를 영입하려고 하자 '투구폼'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하며 반대를 하죠. 야구와 같은 스포츠는 '인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생각을 해 보니 '머니볼' 운영방법에 대비되는 구시대적 방법을 좀 더 극명히 보이게 하려는 영화적 장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주인공 빌리빈은 '모든 면에서 특출 나다'라는 평가를 받고, 구단으로부터 프로 전향 및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그야말로 '유망주'였습니다. 높은 연봉을 제시받아 유명 대학의 전액 장학금을 포기하고 프로 야구 선수가 되었지만, 연봉에 미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채 결국 선수를 은퇴하고 단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 팀으로 우승을 꼭 해보고 싶었다'는 빌리의 대사가 참 와 닿더라고요.
어쨌든 그렇게 철저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야구계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선수 트레이드를 한 끝에 애슬레틱스는 그 해 어떤 기적과 같은 일을 해 내게 되죠.
아까 '낡음'이라고 했잖아요. 적어도 2011년보다는 훨씬 옛날 영화를 보는 느낌이 있었고, 그 느낌이 경기를 할 때 보여주는 실제 자료화면과 굉장히 잘 어울려서 마치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가 훨씬 더 '진짜'같이 느껴졌어요. 게다가 나중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빌리가 가게 되는데, 거 기거 굉장히 번쩍번쩍해서 애슬레틱스와 너무나도 비교가 되더라고요. 영화의 전반적으로는 실제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또 부분적으로는 극적인 비교가 되도록 만든 그 '낡음'의 연출이 저는 너무 좋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우리 브레드 피트님의 연기... 와.... 저는 잘 모르니까 근데, 그냥 그 가난한 야구팀의 단장 그리고 선수 출신의 단장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뭔가 분명히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절제'가 느껴지는? 뭘 계속 드시던데... 나중에 사람들의 평을 보니까 그 계속 드시는 먹방이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였다고 하더라고요. 어...
저는 원래 좋아하던 배우셨던 조나 힐 (요나 힐?) 님이 연기하셨던 피터 브랜드가 너무 좋았어요. 아니 사실 조나 힐님 너무 좋아하지만, 컴퓨터를 잘하고 좋아하고 통계를 분석하고 그런 사람을 꼭 그렇게 뚱뚱한 너드느낌으로 캐스팅을 해야 했나 하는 분노가 담긴 생각이 들긴 했지만, 조나 힐님 워낙 귀여우시니까.. 그런데, 실제로는 폴 디포데스타라는 분을 모델로 한 인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폴은 예일대가 아니라 하버드 출신이라고 해요.
그리고 감독이 고집 피우는 거 그래서 계속 지는 것도 영화적 연출이겠지만 어우.. 너무 짜증 나서 진짜 리모컨 던져버리고 싶었다니까요. 아니 해티버그 한 번만이라도 올려달라고!!! 너무 빌런이었어.. 너무 밉더라고요. ㅎㅎ
정말 너무 실제같이 영화를 찍으셨어서 정말 저는 그 모든 내용이 진짜라고 믿었어요, 근데 제가 이 대본을 쓰면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나무 위키 보니까 굉장히 영화랑 많이 달랐더라고요 특히 인물들이 영화는 역시 영화였어..
한 부분 읽어 드리자면,
아트 하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 扮) 보수적인 감독의 전형으로 묘사되며, 제이슨 지암비가 떠난 1루수 자리를 카를로스 페냐로 대체하려 하지만 한 번도 1루를 맡은 경험이 없던 스캇 해티버그를 기용하라고 요구하는 빌리 빈과 충돌한다.▷ 실제: 사실 해티버그는 이적 첫 해 2002년 136경기나 출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장과 감독 사이에 이러한 충돌은 종종 있지만, 적어도 영화에 나온 저 대립은 실제로는 없었다. 훗날 아트 하우는 빌리 빈이 자신을 감독으로 존경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 충돌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 저를 열 받게 했던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답니다.
'졌잘사'가 없는 프로야구. 그 시즌 한 경기 한 경기에 팀을 이루는 모두의 목줄이 달려있는 냉혹한 세계를 잘 보여 주면서도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도 없이,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이 그리 길지 않고, 오로지 단장 빌리의 시선만 따라가는 영화임에도 빌리와 함께 성장하고, 이미 결과를 다 아는 경기에도 손에 땀을 쥐면서 영화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아, 그리고 전화로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뭔가 굉장히 통쾌했어요. 실제 빌리 빈 감독이 화려한 트레이드로 유명하다고 해요.
사실 [머니볼]은 마이클 루이스 작가의 동명의 책이 영화화된 것입니다. 저는 나중에 한 번 찾아 읽어볼까 했는데, 사람들이 그리 추천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책 분류도 '야구'나 '스포츠'가 아니라 '경영학'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머니볼을 보기 전에는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생각이 많이 났는데, 영화를 보니 저는 오히려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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