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너무나도 아름다운 책을 발견했다. 사실 이 책은 블라블라에서 그림책 방송을 하시는 알란 님 (https://blog.naver.com/allanbook)과 함께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그림책'이라는 주제로 합방을 하기 위해서 찾아보다가 구매하게 된 책이었다. 그리고 역시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일단, 소장가치가 있는 너무나도 예쁜 그림체 그리고, 위로가 되는 시의 내용이 조화롭게 마음을 두드리는 책이었다.
박은경 작가님 시에 김승연 작가님께서 그림을 그리신 [고래 옷장]
이 책은 그림책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어른들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용은 사실 간단한데, 나는 지금 고래의 옷장에 있고, 이 곳에 와서 울면, 고래가 함께 울어줘 너도 같이 올래? 하는 정도의 내용, 그러나 이 내용도, 그리고 그림도 당장 울고 싶지만 '어른'이라는 이유로 울지 못하는 또는 우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배운 우리들에게 위로를 준다.
작가님께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계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정말로 신선함과 동시에, 마음을 찌르르하게 울리는 것이 역시 몇 번을 다시 읽고, 또 생각해 봐도 아이보다는 어른에게 건네주고 싶다. 그러니까 나 같은 어른.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 아이와 함께 읽어야지 이 책을 읽은 아이가 자신의 슬픔 마음을, 고래 옷장에 가고 싶다는 말로 표현하게 되면 내 품이 고래 옷장이니 이리 와 안아줄게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책이지만, 숨겨진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그림을 보다 보면, 그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역시 예쁜 거, 귀여운 거는 중요하다 마음에 힐링이 되니까. 사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책의 그림들은 약간은 유치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 책은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면서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한 장을 쭈욱 찢어서 붙여놓고 싶은 그런 느낌 (물론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또 소개하면서 나는 '눈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어른이 되는 건 눈물에 대해 점점 가혹해지는 일이라고, 울 줄 몰라서 굳이 슬픈 노래를 찾아 듣고, 영화관에 가서 슬픈 영화를 보는 어른들이 많은데, 그냥 내가 정말 울고 싶은 그 이유 때문에 울기란 참 어렵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냥 그 자리에서 운다. 와주 서럽게) 특히 남자들은 더욱 그럴 거라고도 말했다. 사회생활을 하기에 눈물은 분명 나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독임이 분명할 테니까.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사회를 꿈꾼다. 아이들에게 지금 느끼는 그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읽은 김윤나 작가님의 [말 그릇]에서도 아이가 지금 느끼는 그 기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내 감정도 정의 내리지 못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모르는 것을 어떻게 가르칠까. 그래서 나는 적어도 지금 당장 나의 기분에 의해 표출되는 눈물과 웃음 등 다양한 몸짓과 표정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은 괜찮아 울어도 되라고 말해주는 책이어서 너무나도 좋았고, 또 한편으로 그것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니? 그것도 괜찮아 라고 위로해 주는 책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냥 시로 읽었다면, 와 신선하다, 위로가 되는 것 같아.라고 느끼고 말았을 것 같은데, 이렇게 그림과 함께 읽으니 정말로 울지 않았는데, 이미 다 운 것 같은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 이렇게 다시 한번 그림책의 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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