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reading82 22. 파라미터O - 이준영 앞으로 우리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아무래도 유토피아보다 디스토피아가 많은 이유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뭔가 느끼는 것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인간은 인간의 추악함 때문에 몰락하고, 멸망하게 될 것인가? 마치 모든 생명체들이 시간이 지나면 죽어가듯이 인류 전체가 어떤 죽음의 길을 다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이준영 작가님의 첫 장편 소설 파라미터 O 역시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읽어왔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에 서 있는 소설이었다. 지구 상에 또는 다른 행성에서라도 수없이 어쨌든 인류가 인류라고 할 정도로는 남아있던 다른 영화나 소설과는 달리 사리분별이 가능한 사람은 기껏해야 서른 명 남짓. 무언가 생산적인 것을 하려는 마음도, 그렇다고 다시 인류.. 2021. 1. 16. 21. 가재가 노래 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가족들이 떠나고 처음으로 사랑했던 이도 떠나버리고, 습지 내 판잣집에 산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으로부터 고립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오로지 주인공 카야의 시점에서 전개가 되어 끊임없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아휴 저 어린 꼬마애가.. 하는 다소 마음 착한 이웃집 아줌마 같은 대사를 생각하며 자꾸만 심장을 콕콕 찌르는 불편함과 마주해야 했다. 카야가 6살 때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아니 떠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부터, 그러니까 카야라는 주인공을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이 어린 꼬마를 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랑은 계속해서 책을 덮게 만들고 또 동시에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작가는 이 고립에서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작가 델리아 오언스는 이 책을 '고립이 인간에.. 2021. 1. 14. 20. 책, 이게 뭐라고 - 장강명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참 많다. 책을 대하는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어쨌든 어느 한 곳은 대부분의 사람과 공통점이 결국엔 있는 것 같다. 요즘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오픈 카톡의 호스트 분께서 강원국 작가님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의 내용을 발췌해 주신 것이 있다. '나는 상대방이 내 편이라고 느껴지면 마음이 쉽게 움직인다. 사실 이것만 있으면 다른 건 모두 눈감아 줄 수 있다. 내 글에 공감하게 하려면 '내가 너와 같은 편'이라는 믿음을 주면 된다. '우리가 이런 공통점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취향이건 성향이건 지향이건 말이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어떤 책이든 사실 처음에는 몰입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번 책 장강명 작가님의 [책, 이게 뭐라고]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번 .. 2021. 1. 12. 19. 서평쓰는 법 - 이원석 저는 오래도록 제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저는 기억도 안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동시를 지었다고 어머니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머니가 방문판매원에게 사기(?)를 당해 사신 한글 공부 세트를 어린 저에게 어떻게 해서든 써먹으려 하셨던 것이 저에게는 한글을 매우 재미있게 공부했다는 기억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영향 덕분인지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기억과 더불어 학창 시절 학교에서 하는 글짓기 대회만 나가면 받았던 각종 상들과 그것이 만화책이건 판타지 책이건 어쨌든 절대 눈에서 글을 떼지 않았던 독서 습관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높았던 국어 점수와 논술 점수. 그리고 반 친구 몇 명에게는 어느 정도 먹혀들었던 노트에 끄적였던 인터넷 소설(지금의 웹소설과는 다른 .. 2021. 1. 10. 18. 꿀벌과 천둥 - 온다리쿠 폴란드에 살 때 남편과 함께 벼르고 별러서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간 적 있다. 드레스 멀끔하게 차려입고 간 것은 아니고, 와이젠키라는 공원에서 무료로 하는 공연인데, 퀄리티도 좋고, 그 공원 자체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고 해서 전체적인 일정이 끝이 날 때 다녀왔었다. 사실 클래식은 잘 모른다. 그러나 스피커를 통해 공원 전체에 그리고 무대 가까이서는 조금 더 생생하게 들리는 피아노의 선율은 정말이지 말을 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는 표현으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 귀에 들리는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차라리 그 소리를 말로 표현하라 하면, 온갖 의성어들을 섞어서 설명할 텐데, 눈으로 봐야 하는 글로는 그걸 묘사 하기가 참으로 힘들 것.. 2021. 1. 7. 17. 하이디 - 요한나 루이제 슈피리 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 오신 책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내 기억상 처음으로 아버지께 받은 책 선물은 삼국유사를 만화로 그린 책과,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과 역시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 퍼즐 만화책이었다. 이 네 권의 책을 나는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밤을 새워서 읽고 또 읽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대학생이 되어서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대학생 이후 이사 갈 일이 많아지고 정리하고 또 정리하다가 사라져 버렸다. 사실 아버지에게는 큰 부채감이 있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아내지 못한 부채감. 물론 그것이 본인을 위해서겠냐만은 나는 단 한 번도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딸이 되지 못했다. 사실, 반항하며 싸우기도 .. 2021. 1. 5.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다음 반응형